학교게시판

하나님의 사람을 양성하는 학교

우리들의 이야기

2025 제2회 중고등학생 독서대회 중등부 장려상 수상작 천로역정을 읽고 (장다교)

동탄기독학교 2025.09.29 조회 477

읽은 책 제목 / 지은이

천로역정 / 존 번연

 

기억에 남는 문장

182p

이 세상의 부귀영화를 얻기 위해 종교를 믿는 자는 결국 이 세상의 부귀를 위하여 종교를 버리게 될 것입니다. ”

 

 

나의 독후감

 

하나님의 섭리로 다시 펼친 성경적 고전

 

이번 독서대회 참가를 계기로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다시 읽게 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섭리였다. 어릴 적 한 번 읽었던 기억이 있었지만, 이번 재독을 통해 같은 책이라도 영적 성숙도에 따라 전혀 다른 깨달음을 주신다는 사실을 경험했다.천로역정은 단순한 기독교 소설이 아니라, 성도의 순례 여정을 깊이 있게 조명한 이야기이다. 크리스천이라는 주인공이 멸망의 도시에서 출발하여 천성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은, 모든 하나님의 백성이 걸어가야 할 신앙의 길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초등학생 때 읽었을 때와 별 차이 없을거라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재독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사실들이 많았다. 지금부터 내가 천로역정을 다시 읽으며 인상깊게 느꼈던 점 몇가지를 추려 이야기하고자 한다.

 

완전하지 않은 성도의 참모습: 크리스천에 대해

가장 인상 깊었던 발견은 크리스천이 내가 생각했던 완벽한 영웅 캐릭터가 아니라, 연약함과 두려움을 가진 평범한 성도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었다. 본래 천로역정의 등장인물들은 작품 특성상 대부분 평면적인 캐릭터성을 띤다. 그래서 당연히 크리스천도 전형적인 성장형 캐릭터에 불과할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다르게 크리스천은 여정 내내 인간적인 약함을 드러낸다. 낙심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절망 거인 앞에서 두려워하며, 심지어 자살까지 고민한다. 그러나 동시에 크리스천은 잘못된 가치관을 가진 인물들에게는 분명하고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크리스천의 면모는 오늘날 성도들이 추구해야 할 균형 잡힌 신앙의 자세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되 그것에 안주하지 않고, 죄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 거룩한 고집을 유지하는 것이다.

 

현대 기독교의 아픈 현실을 찌르는 이야기

작품 중반부에 등장하는 사심(By-ends)과 그의 동료들 - 세상욕심, 돈 사랑, 구두쇠 - 의 대화는 현대 기독교의 가장 아픈 부분을 정확히 짚어낸 장면이었다. 이들의 종교에서 이익만 취하고 고난은 피하려는 태도는 번연이 17세기에 쓴 것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오늘의 기독교인들의 자세와 매우 유사하다. 그들의 대화에서 드러나는 황금만능주의적 가치관은 오늘날 "복받으려면 교회에 다니세요"식의 기복신앙이나, 고난과 십자가는 외면한 채 축복과 형통만을 추구하는 왜곡된 번영신학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장면을 읽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 역시 하나님을 필요할 때만 찾는 소원램프 같은 존재로 여기는 경향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만 간절히 기도하고, 평상시에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는 모습은 사심의 무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기에 담담하면서도 신랄히 비판하던 크리스천의 말이 유난히 깊게 박혔을지도 모르겠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향적인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항상 사랑하시고 가까이하고자 하시지만, 우리도 그분께 가까이 나아가려는 의지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모태신앙의 축복과 함정

나는 모태신앙 가정에서 자라고, 어릴 때부터 기독교 학교에서 교육받는 축복을 누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축복받은 환경이 때로는 신앙에 대한 안일함을 가져다주기도 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기독교 문화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오히려 신앙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당연하게 여기는 경향이 생긴 것이다.

 

그동안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후회가 많았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자랐으면서도 왜 아직도 제대로 된 신앙의 출발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괴감이 있었다. 하지만 천로역정을 다시 읽으며 아직 늦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때에 당신의 방법으로 역사하신다. 어떤 사람은 어릴 때부터, 어떤 사람은 청년 시절에, 또 어떤 사람은 나이가 들어서야 진정한 신앙의 여정을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시점이 아니라 끝까지 신실하게 달려가는 것이다. 조금 늦게 시작해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영광은 모두가 똑같이 얻게 될 것이다.

 

천성을 향한 확고한 소망

이제 나는 천성, 즉 하나님의 나라가 분명히 실재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이 확신이 있기에 이제는 정말로 영원한 나라를 향한 순례의 첫 걸음을 내딛을 용기가 생겼다.

 

물론 앞으로의 여정이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사회에 나가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유혹과 시험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현대 사회의 물질만능주의, 성공 지상주의, 상대주의적 가치관들이 끊임없이 신앙을 흔들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우리가 마땅히 가야 할 길을 인도해주시는 분이시다. 하나님께서 앞서 가시며 길을 예비하시고, 함께 동행하시며 보호해 주실 것이다.

 

후회 없는 신앙의 결단

크리스천이 여정 중에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결코 뒤돌아가지 않았던 것처럼, 나도 어떤 낙심과 절망이 찾아와도 후회하고 돌아가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이는 롯의 아내가 뒤를 돌아본 것과는 반대되는 결단이다. 한 번 시작한 신앙의 여정은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 속세의 것에 미련을 가지는 여정길이 되지 말자.

 

이제는 정말로 하나님 나라를 향한 거룩한 순례를 시작할 때가 되었다. 하나님께서 크리스천을 천성까지 인도해 주신 것처럼, 나의 신앙 여정도 끝까지 신실하게 인도해 주실 것을 믿는다.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1:6)는 약속을 붙들고, 오늘부터 참된 그리스도인의 마음으로 천국을 향해 첫 걸음을 내딛는다.